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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BDC’ 도입 초읽기, 美·中 선점경쟁 예고
통권번호 1940 발행일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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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 8월 CBDC 모의실험 착수 … 연내 1단계 실험 완료

 

 

중국, 미국, 일본, EU 등 각국 중앙은행이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자 현금 사용이 크게 줄며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CBDC는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중앙은행이 발행·보증하는 전자화폐로 국가가 책임지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CBDC의 경우 초기 시스템을 구축하면 그 이후 발권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화폐 이동을 데이터로 활용해 경제정책 운영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입장에서 경제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금 거래를 파악할 수 있어 과세 근거를 추적할 수 있고, 화폐의 위·변조 및 자금 세탁 등의 소지도 거의 없다.

 

그러나 CBDC의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큰 단점이 있다. 일반 화폐의 경우 익명성이 보장되는 반면, CBDC의 경우 거래 흔적이 남기 때문에 개인의 경제를 국가가 개입·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는 정보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 즉 ‘빅브라더(big brother)’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주요국들은 CBDC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은행 또한 올 8월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한은, 올해 말까지 CBDC 기본 기능 1단계 실험 완료 

 

한은은 미래 지급 결제 환경 변화에 대비해 CBDC의 제도적·기술적 필요사항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올 8월 CBDC에 착수한다고 5월 25일 밝혔다.

 

모의실험 연구는 가상공간에 분산원장 기술 등을 활용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구현하고 CBDC의 활용성 및 제반 업무의 정상 동작 여부를 테스트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해 연내 CBDC의 기본기능에 대한 1단계 실험을 완료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6월까지 2단계 실험을 마칠 계획이다.

 

사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 이내로 진행되며, 입찰 방식은 기술 평가 및 협상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한다. 한은은 오는 7월 중에 기술평가 및 협상 등을 거쳐 계약을 체결하고, 8월 중에는 모의실험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이주열 총재는 5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CBDC 도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문제가 가장 중요한 선결 고려사항이지만, 제도·법적 요인도 있어 현재 그 시기를 구체화해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급 결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변화의 폭이 상당히 크게 나타날 것을 예상해 본다면 신용위험, 유동성 위험이 없는 CBDC 도입 필요성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美·中 ‘디지털 화폐’를 무기로 新패권전쟁 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CBDC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CBDC 선점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고, 다른 국가보다 앞선 중국은 2014년부터 인민은행에 전담팀을 구성해 ‘디지털 위안화’ 도입 가능성을 연구했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를 시범 발행해 대규모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온라인에서도 결제시스템을 실험했으며, 올해 노동절 연휴에는 상하이와 장쑤성 쑤저우시에서 도시 간 연계실험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 화폐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도입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계속해서 시범사업을 확대한 뒤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맞춰 디지털 위안화를 선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정부는 비트코인 채굴까지 금지하며 가상화폐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는 5월 18일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들어갔다. 중국의 경우 2017년 9월부터 가상화폐 신규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디지털 화폐 도입을 선도해 기축통화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 도입의 가장 큰 이유는 위안화의 국제화로 꼽히는데, 실제 국제은행간통신협회 통계에 따르면, 위안화가 국제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미국과 견줄만한 경제국이지만, 미 달러(38.43%)에 비해 굉장히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빠르게 나서고 있고 기축통화 대체에 대한 해석이 나오자 그동안 CBDC에 유보적 입장을 취했던 미국 또한 CBDC 발행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는 5월 24일 연설을 통해 “각국은 고유한 국내 조건에 따라 CBDC 발행을 결정하겠지만 하나의 관할권 내에서의 CBDC 발행은 국가 간 지급에서 두드러지게 사용되며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간 지급에 미치는 CBDC의 잠재력과 기축통화인 달러의 역할을 감안할 때 미국이 ‘국가 간 표준’을 개발하기 위한 논의 테이블에 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CBDC에 적용될 수도 있는 모든 국제 표준(international standards)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준이 CBDC 발행을 공식화하거나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CBDC 도입에 앞서 새로운 디지털 결제 서비스를 운용해 CBDC의 사용 기반을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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