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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세무역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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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판시사항) 쟁점물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쟁점 부품①(MEMS Wafer)을 ‘기타의 마이크로폰’으로 보아 HSK 제8518.10-9000호로 분류할지 여부
결정번호(사건번호) 조심2021관0051 결정일(선고일) 2022-01-28
결정요지(판결요지) 청구법인은 쟁점 부품①은 고정판만 식각되어 있을 뿐 진동판과 희생층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마이크로폰의 기본 구성을 갖추지 못한 물품이므로 HS 제8518호에 분류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쟁점 부품①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정전용량의 차이를 감지하여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진동판과 고정판이 MEMS 기법으로 구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진동판과 희생층이 분리되지 아니한 미완성의 상태이기는 하나 희생층을 제거하는 경우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진동판과 고정판 사이에 전기적 신호인 정전용량의 차이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마이크로폰의 본질적인 특성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쟁점 부품①은 통칙 제2호 가목을 적용하여 완성품인 마이크로폰(HS 제8518호)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됨.
주문 ○○○ 세관장이 청구법인에게 한 <별지1 : 게재 생략> 기재 관세 ○○○원, 부가가치세 ○○○원 및 가산세 ○○○원, 합계 ○○○원의 부과처분 중 <별지1 : 게재 생략> 기재 2∼5차 부과처분은 취소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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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분 개요

. 청구법인은 2014.2.5.부터 2015.10.20.○○○ 소재 ○○○(이하 수출자라 한다)로부터 수입신고번호 ○○○건으로 휴대폰용 마이크로폰(이하 쟁점물품이라 한다)을 수입하면서, 그 품목번호를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이하 ‘HSK’라 한다) 8518.10-9000(기타의 마이크로폰, 기본관세율 8%)로 신고하여 수입통관한 후 ○○○가 발행한 원산지증명서(Certificate of origin, 이하 쟁점 원산지증명서라 한다)를 근거로 대한민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정부 간의 포괄적 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협정 하의 상품무역에 관한 협정(이하 한·ASEAN FTA’라 한다)에 따른 협정관세(관세율 0%)의 사후적용을 신청하였고, 통관지 세관장은 이를 수리하였다.

 

. 처분청은 2015.9.15.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이하 FTA 관세법이라 한다) 17조 제1항에 따라 쟁점물에 대해 원산지 서면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쟁점물품이 한·ASEAN FTA에서 정한 원산지 결정기준[RVC(Regional Value Content, 역내가치포함비율) 40% 이상(이하 부가가치기이라 한다) 또는 HS 4단위 세번변경기준(이하 세번변경기준이라 한다)]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보아 2015.11.30. ○○○에 원산지 사후검증을 요청하였는데, ○○○2016.5.31. 쟁점물품이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한다고 회신하였다.

 

. 처분청은 위 회신에도 불구하고 쟁점물품이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한 것인지 불명확하다고 보아 2017.11.19.부터 2017.11.25.까지 수출자에 대하여 국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다. 수출자는 ○○○에서 ○○○(이하 쟁점 부품이라 한다)를 수입하여 ○○○(이하 쟁점 부품라 한다)으로 가공한 후 이를 ○○○ 등과 함께 PCB 기판 위에 장착한 후 패키징하여 쟁점물품을 완성하는데, 처분청은 현지조사 당시 쟁점 부품을 단순 절단한 것이 쟁점 부품라는 수출자의 설명에 따라 2018.3.13. 쟁점 부품에 대해 관세평가분류원장에게 품목분류를 질의하였다. 이에 관세평가분류원장이 2018.3.27. 그 품목번호를 HSK 8518.10-9090호로 회신하자 처분청은 2018. 5.14. 청구법인 및 수출자에게 쟁점물품과 쟁점 부품HS 4단위(8518)가 동일하여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지 아니한다는 현지조사 결과를 통보하였다.

 

. 처분청은 2018.8.30. 청구법인의 위 현지조사 결과에 대한 2018.7.31.자 이의제기를 기각하고, 2019.2.22.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3개월 이내에 만료되는 수입신고번호 ○○○건에 대하여 청구법인에게 관세 ○○○, 부가가치세 ○○○원 및 가산세 ○○○, 합계 ○○○원을 경정고지(이하 ‘1차 과세처분이라 한다)하였으며, 2019.2.26. 쟁점물품을 포함한 수입신고번호 ○○○건에 대하여 청구법인에게 관세 ○○○, 부가가치세 ○○○원 및 가산세 ○○○, 합계 ○○○원을 과세전통지하였고, 2019.6.24. 수입신고번호 ○○○건에 대하여 관세 ○○○, 부가가치세 ○○○, 가산세 ○○○, 합계 ○○○원을 추가로 과세전통지하였다.

 

. 청구법인은 위 과세전통지에 불복하여 2019. 3.26. 2019.7.18.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제기하였고, 2020.2.7. 쟁점 부품에 대해 관세청장에게 품목분류를 요청하였다.

 

. 처분청은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인 2020.6.3., 2020.7.15., 2020.9.15. 2020.10.12. 각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3개월 이내에 만료되는 수입신고번호 ○○○건에 대하여 관세 ○○○, 부가가치세 ○○○, 가산세 ○○○원의 합계 ○○○원을 경정통지(이하 위 각 경정통지를 ‘2~5차 과세처분이라 한다)하였다.

 

. 관세청장은 2020.11.5. 관세품목분류위원회에서 쟁점 부품의 품목번호를 HSK 8518. 10-9090호로 결정하였고, 2021.1.6. 청구법인의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 대하여 위 2~5차 과세처분한 건 ○○○과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경과된 건 ○○○에 대하여는 심사하지 아니하고 그 외○○○에는 채택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처분청은 2021.1.8. 청구법인에게 관세 ○○○, 부가가치세 ○○○원 및 가산세 ○○○, 합계 ○○○원을 경정통지(이하 ‘6차 과세처분이라 한다)하였다.

 

. 청구법인은 위 1~5차 과세처분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거쳐(기각 결정일 2021.1.15.) 2021. 4.2. 심판청구를 제기하였고, 6차 과세처분에 불복하여 2021.4.2.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2. 청구법인 주장 및 처분청 의견

. 청구법인 주장

(1) 쟁점 부품은 고정판만 식각되어 있을 뿐 진동판이 서로 분리되지 않아 마이크로폰의 기본 구성을 갖추지 못한 물품이므로 HS 8518호에 분류할 수 없다.

 

처분청은 쟁점 부품이 진동판(Diaphragm)과 고정판(Back plate) 2개의 면으로 구성되어 외부의 물리적인 소리가 유입되면 진동판이 움직이면서 두 판 사이의 정전용량 값이 변화하고 이를 감지하여 전기신호로 출력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작동원리를 설명하면서, 이러한 쟁점 부품의 구성 및 기능이 HS 8518호의 해설서에 규정된 내용과 부합하여 마이크로폰의 본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세율표의 해석에 관한 통칙(이하 통칙이라 한다) 2호 가목에 따라 HS 8518호에 분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수출자가 ○○○ AAA로부터 공급받는 쟁점 부품의 실제 형태는 고정판만 식각되어 있을 뿐 고정판과 진동판, 희생층(Sacrificial Layer)이 구분되지 않는 하나의 실리콘 덩어리로 뭉쳐진 상태라는 점에서 처분청의 위 설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

 

쟁점 부품○○○에서 ○○○으로 수입될 때 고정판과 진동판, 희생층이 각기 구분되어 있다는 처분청의 설명과 달리 쟁점 부품은 하나의 실리콘 덩어리로 뭉쳐진 상태이므로 음파가 두 매의 판 사이 공기 간격(Air Gap)’에 유입되어야만 비로소 정전용량의 차이를 발생시켜 작동되는 정전용량형 마이크로폰의 기능을 전혀 수행할 수 없는 것이다. 수출자는 쟁점 부품을 수입한 후 고정판과 진동판을 분리하고 희생층을 공기 간격으로 만들기 위한 ‘(Wet Bench) Release Process’라는 별도의 제거공정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공정을 거친 후에 비로소 처분청의 설명과 같은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쟁점 부품은 그 자체만으로 아무런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쟁점 부품로 가공된 후 다시 다른 중간재 부품들과 함께 결합하여야만 비로소 마이크로폰으로서의 본질적인 특성을 가지게 되며, 특히 쟁점물품의 제조공정에 있어서 패키징 공정은 쟁점 부품의 내부와 외부 간 압력 차이를 발생시켜 진동판이 소리에 반응하여 진동을 일으키도록 하고 이를 통해서만 소리가 전기적 신호로 변환되므로, Sound Hole이 있는 Metal Case로 패키징(Packaging)하는 공정까지 모두 완료된 이후에야 비로소 쟁점물품이 마이크로폰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처분청은 쟁점 부품이 마이크로폰으로 제조된 사실은 객관적 증빙자료(인터넷 판매정보 조회)로 확인되고 초음파센서로 제조된 사실은 내부 데이터시트 자료에서만 확인되며, 가속도센서로 제조된 사실은 없어 쟁점 부품이 마이크로폰의 제조에만 사용되므로 통칙 제2호 가목에 따라 HS 8518호로 분류하여야 한다는 의견이나, 실제로 쟁점 부품은 초음파센서 및 가속도센서로도 제조되었고 실제 국내 업체에게 판매된 사실도 있어 마이크로폰의 제조에만 사용되는 물품은 아니다.

 

또한 ○○○ 관세당국은 고정판, 고정판 전극, 진동판, 공기 간격 등이 모두 갖춰진 완제품은 HS 8518.10 소호에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나, 쟁점 부품은 휴대폰용 마이크로폰의 부분품 중 하나로서 (중략) 마이크로폰으로 조립될 때까지 센서가 작동될 수 없고, 센서와 관련된 메모리 또는 처리능력이 없기 때문에 HS 8518.90 소호(마이크로폰의 부분품) 보다는 HS 8542(전자 집적회로)에 품목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고, ○○○세관 또한 쟁점 부품○○○ 기법이 체화된 ○○○으로서 완성된 마이크로폰이 아니며, 수입 제시되는 시점에는 메모리 또는 처리능력이 없기 때문에 HS 8542(전자 집적회로)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수입자의 의견을 수용하여 기납부받은 관세를 환급 결정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처분청은 쟁점 부품의 상태를 잘못 파악하여 쟁점 부품과 쟁점 부품및 쟁점물품 모두 HS 8518호에 분류되어야 한다고 보아 쟁점물품에 대하여 4단위 품목번호가 변경되어야 하는 한·ASEAN FTA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협정관세 적용을 배제한 처분은 잘못이다.

 

 

(2) 처분청의 수출자에 대한 원산지 현지조사는 한·ASEAN FTA 원산지 검증절차에 위배되어 이를 근거로 한 협정관세 적용배제는 위법하다.

 

처분청은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 미흡을 이유로 수출자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다고 청구법인에게 통보하였음에도, 답변서에서 현지조사 사유를 부가가치기준 충족 여부로 한정한 바 없고, 원산지 조사 결과 통지서상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 미흡은 사후검증 결과를 기재한 것일 뿐 현지조사에서 이 부분만 조사하겠다는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처분청으로부터 간접검증을 요청받은 ○○○2016.5.31. 쟁점물품에 대하여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가 미흡하여 추가 조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여)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였다고 회신하였고, 처분청은 이를 근거로 2017.9.18. 간접조사 결과를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 미흡으로 추가조사(국제현지조사) 예정으로 통보하였다. 이를 근거로 청구법인과 수출자는 쟁점물품에 대한 부가가치기준의 충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하여 처분청이 현지출장에 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처분청의 검증 요청(수출자 동의 등)을 모두 수용하였다.

 

그런데 처분청은 그 당시 수출국에 대한 현지조사가 쟁점물품의 전반적인 원산지 결정기준의 충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반드시 부가가치기준으로 조사범위를 한정하였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처분청은 조사 결과가 미흡하였던 부가가치기준뿐만 아니라 세번변경기준의 적용에 있어서도 ○○○의 검증결과를 신뢰할 수 없어 직접 검증을 하였다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점에서 세번변경기준의 충족에 관한 ○○○의 간접검증 결과를 신뢰할 수 없었는지에 관하여 청구법인 및 수출자에게 그 의견을 통보하거나 설명한 사실이 전혀 없다. 이와 관련하여 처분청은 현지검증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3) 청구법인에게는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가산세 부과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청구법인이 쟁점물품의 원산지 결정기준 충족 여부와 관련하여 쟁점 부품에 대한 처분청의 독자적인 품목분류 결정을 미리 예측하였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청구법인에게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

 

수입자가 수출자에게 영업비밀 자료를 요청하거나 원산지 결정기준의 충족 여부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귀책사유의 전반을 살피는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사정에 불과할 뿐 이러한 사실확인이 있었는지 여부만으로 곧바로 정당한 사유를 추단할 수는 없다. 이는 수입자가 수출자에게 원산지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관세법(2019.12.31. 법률 제168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42조 제1항 및 관세법 시행령(2020.2.11. 대통령령 제303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39조 제2항 제5호에서 신고납부한 세액의 부족 등에 대하여 납세의무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가산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징수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가산세 부과의 근거가 되는 개별 법령 규정의 취지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거나 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할 만한 사정이 있어 납세의무자가 의무이행을 다하지 못한 것을 탓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10.13. 선고 201439760 판결 참조).

 

그리고 단순한 법률의 부지나 오해의 범위를 넘어 세법 해석상 의의(疑義)로 인한 견해의 대립이 있는 등으로 납세의무자가 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을 때 또는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의무를 게을리한 점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제재를 과할 수 없다(대법원 2016.10.27. 선고 201644711 판결 참조).

 

FTA 협정세율의 경우 수입자가 특혜관세 적용에 따른 직접적인 혜택을 수혜하면서도 해당 수입물품에 관한 원산지 판정의 결과와 이를 증명하기 위한 서류 등은 모두 수출자의 협조에 전적으로 의존하여야만 하므로, 수입자는 수출자가 제공하는 원산지증명서의 유효성과 적정성을 신뢰하고 협정세율의 적용을 신청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다. 결국 FTA 협정세율의 적용에 따른 수입자의 귀책 여부는 수입자가 수출자에게 원산지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이나 요구를 하였는지 여부만으로 달리 판단할 것은 아니고, 수입자가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면 원산지 판정이 달라질 만한 사정을 예측하기에 충분했는지, 만약 수출자의 원산지 판정이 부인되었다면 그 원인이 세법 해석에 대한 견해의 대립 등에 의한 것으로 수입자가 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거나 의무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할 만한 사정이 있어서 수입자가 의무이행을 다하지 못한 것을 탓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만 할 것이다.

 

이 건의 경우 청구법인은 수출자가 어떠한 제조공정과 원가정보에 기초해 원산지 결정을 하였는지 알 수 없었고, 쟁점 부품에 대한 품목분류의 결정이 달라질 것을 미리 예측하여 자발적으로 FTA 협정세율의 적용을 신청하지 않았을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처분청이 수출자의 원산지 판정을 부인한 것은 쟁점 부품HS 품목분류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청구법인 뿐만 아니라 수출자 및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인 ○○○조차 쟁점 부품의 품목번호를 쟁점물품과 동일하게 분류할 것을 미리 예측하였어야 한다고 기대하기에 도저히 어려울 만큼 처분청의 품목분류에 관한 견해는 매우 이례적이고 독자적이다. 이는 ○○○○○○의 세관당국에서도 쟁점 부품의 품목분류를 HS 8542호로 결정한 바 있고, ○○○ 수출자도 쟁점 부품의 품목분류를 처분청과 다르게 신고하였으며, ○○○조차 간접검증의 결과를 통해 세번변경기준의 충족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도 명확히 확인된다.

 

결국 처분청의 독자적인 견해로 인해 품목분류를 달리 보아 쟁점물품의 원산지 적격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처분청의 품목분류에 대한 기대가능성을 고려할 수 없는 청구법인에게는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쟁점 부품13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공정을 통하여 쟁점물품으로 제조하는 수출자 또한 처분청이 통칙 제2호 가목을 적용할 것을 도저히 예측할 수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마찬가지로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있기 전에 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청구법인은 처분청의 과세전통지에 대하여 2019. 3.26.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고, 관세청장은 2021.1.6. 청구를 불채택하거나 부과처분이 선행된 수입 건에 대하여는 심사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하여 적부심 심리에만 약 23개월이 소요됨에 따라 처분청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 심리가 계속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관세부과제척기간이 도래한 ○○○의 수입신고에 대하여 관세청장의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에 앞서 네 차례에 걸쳐 과세처분을 하였다.

 

대법원에서는 이와 같이 과세예고 통지 후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어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라는 점을 두 차례의 판결(대법원 2016.12.27. 선고 201649228 판결, 대법원 2020.4.9. 선고 201857490 판결)을 통해 분명하게 판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대법원 판결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관계 법령에서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과세처분을 선행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처분청은 관세불복처리에 관한 고시(이하 관세불복처리 고시라 한다) 39조 제1항에서 과세전적부심사청구가 있는 경우에는 결정기관이 결정할 때까지 경정고지를 유예하되, 관세부과의 제척기간을 경과하여 유예할 수 없다는 규정을 그 예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 것 같다.

 

그러나 현행 관세법118조 제1항의 단서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2조에서는 과세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사유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를 달리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또한 관세법118조 제8항에서 과세전적부심사의 방법과 그 밖의 필요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을 뿐 관세청장에게 이를 별도로 위임한 바도 없으므로 위 관세불복처리 고시는 세관 내부적으로만 효력을 가지는 행정규칙에 불과하며 그로 인해 관세청장은 관세법118조의 예외를 다시 고시 상에 규정할 수 있거나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권한이 따로 위임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결국 현행 관세법령상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받은 재결청은 관세법118조 제1항의 단서 규정에 따라 과세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한 부과처분에 앞서 과세전통지를 반드시 하여야 하고, 과세전통지를 하려는 날부터 부과제척기간이 3개월 이상 남아 있어 과세전통지에 포함된 수입신고에 대하여 납세자가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면 잔여 부과제척기간의 범위 내에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여 그 내용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처분청은 국세와 달리 관세에서는 제118조의 조문에 관세법21조를 명문화하여 과세전적부심사 제도의 운영보다는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우선한다는 취지의 의견이나, 이는 관세부과 제척기간의 근거법률에 관한 조문번호를 명시하였는지에 관한 단순한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 국세기본법령과 관세법령이 동일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관세에 한하여 국세와 다르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처분청이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있기도 전에 한 2~5차 과세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 처분청 의견

(1) 쟁점 부품HSK 8518.10-9000호에 분류되어야 한다.

 

처분청은 국제 현지조사 당시 쟁점 부품을 단순 절단한 것이 쟁점 부품라는 수출자의 설명에 따라 수출자로부터 받은 쟁점 부품의 도면, 블록 다이어그램, 기술사양서 등의 자료를 첨부하여 쟁점 부품에 대해 2018.3.13. 관세평가분류원장에게 품목분류 질의를 하였고, 관세평가분류원장은 2018.3.27. 쟁점 부품는 실리콘 재료의 기판 위에 두 매의 판으로 구성되며, 외부의 음성신호의 유입에 따른 두 판 사이의 간격의 변화가 정전용량의 값으로 변환되는 기타의 마이크로폰이므로 통칙 제1호 및 제6호에 따라 HSK 8518.10-9090(2017년 이전 : HSK 8518.10-9000)에 분류된다고 회신하였다.

 

한편 청구법인은 관세평가분류원장의 위 회신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쟁점 부품에 대해 관세품목분류위원회에 품목분류 안건상정을 요청하였고, 2020.11.25. 관세품목분류위원회는 쟁점 부품은 음파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기능이 실리콘 기판 위에 ○○○ 기법으로 구현되어 있는 물품으로,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진동판과 고정판 사이의 정전용량의 차이가 발생하여 이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마이크로폰의 본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통칙 제2호 가목을 적용하여 HSK 8518. 10-9090호로 결정하였다.

 

청구법인은 쟁점 부품은 우리나라에 수입된 적이 없음에도 관세청장이 품목분류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라고 주장하나, 국내 수입된 사실이 없다 하더라도 당해 물품의 구성요소별 기능 설명자료, 회로도, 제조공정 자료, 장착 위치를 나타내는 사진(이미지) 등의 자료제출로도 품목분류는 가능하고, 더구나 쟁점 부품의 품목분류는 청구법인이 제출한 해당 물품의 구조도, 작동원리 및 제조공정도를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와 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관세품목분류위원회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것이다.

 

HS 8518호에는 마이크로폰과 그 스탠드, 확성기[인클로저(enclosure)에 장착된 것인지에 상관없다], 헤드폰과 이어폰(마이크로폰이 부착된 것인지에 상관없다), 마이크로폰과 한 개 이상의 확성기로 구성된 세트, 가청주파증폭기, 음향증폭세트가 분류되고, HSK 8518.10-9000호에는 기타의 마이크로폰이 분류되는데, HS 8518호에 대한 관세율표 해설서는 마이크로폰(microphones)에 대하여 송신·방송·녹음이 되도록 음의 진동을 전류의 변화나 발진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이들 기기의 작동원리에 따라서 여기에는 다음의 물품을 포함한다. (4) 정전용량형(靜電容量型, capacitance)나 정전형(靜電型, electrostatic)[콘덴서(con- denser)]의 마이크로폰(microphones) : 1매는 고정(뒤판)되어 있고 다른 1매는 진동(진동판)될 수 있도록 된 2매의 판을 갖는 것으로서, 2매의 판 사이에 공기 간격이 있다. 음파가 2매의 판 사이에 정전용량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이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라 쟁점 부품이 음파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마이크로폰의 본질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HS 8518호에 분류되어야 하는데, 쟁점 부품은 음파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기능이 실리콘 기판 위에 ○○○ 기법으로 구현되어 있는 물품으로, 미완성 형태이기는 하나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진동판과 고정판 사이의 정전용량의 차이가 발생하여 이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마이크로폰의 본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통칙 제1, 2호 가목 및 제6호에 따라 HSK 8518.10 -9000호에 분류되어야 한다.

 

쟁점물품은 부가가치기준 또는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협정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세번변경기준에 따를 경우 쟁점 부품과 쟁점물품은 4단위 세번이 제8518호로 동일하므로 한·ASEAN FTA 원산지 결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따라서 협정관세 적용을 배제하여 관세 등을 부과한 이 건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2) 쟁점물품에 대한 현지조사는 한·ASEAN FTA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수행된 것이다.

 

청구법인은 처분청이 쟁점물품의 현지조사 사유를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 미흡으로 들면서 부가가치기준 충족 여부만을 조사할 것처럼 청구법인에게 통지하였음에도 세번변경기준 충족 여부로 조사목적을 임의변경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한·ASEAN FTA 부속서 3 원산지 규정 부록1 원산지 규정을 위한 원산지 증명 운영절차15조에 따르면, 사후검증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수출국에 현지조사를 요청할 수 있고, 현지조사 수행에 앞서 수출자, 현지조사 당사국 발급기관, 현지조사 당사국 세관당국, 수입자에게 서면통보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처분청은 위 당사자들에게 현지조사를 서면으로 통보하면서 사후검증 결과, 원산지 결정기준 충족 여부 등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현지조사를 할 예정임을 명시하였고, 청구법인 주장처럼 현지조사 사유를 부가가치기준 충족 여부로 한정한 바 없다.

 

그럼에도 청구법인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위 통보문서에 첨부된 원산지 조사 결과 통지서의 조사결과 항목에 기재된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 미흡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사후검증 결과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가 미흡했음을 기재한 것일 뿐, 현지조사에서 이 부분만을 조사하겠다는 내용은 통지서 어디에도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처럼 처분청은 쟁점물품의 현지조사가 원산지 결정기준의 충족 여부에 대하여 수행될 것임을 통보하였고, 실제 그 부분에 대하여 수행하였으므로, 이를 부인하는 청구법인 주장은 타당하지 아니하다.

 

 

(3) 청구법인에게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

 

세법상 가산세는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이 있을 때 등 그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세법상 의무의 불이행에 대하여 부과되며, 납세의무자의 고의, 과실은 고려되지 않고, 법령의 부지, 착오 등은 그 의무위반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6.24. 선고 200210780 판결 참조).

 

청구법인은 ○○○가 발행한 원산지증명서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고, 수출자가 공개하지 않는 영업상 비밀자료까지 청구법인이 입수하여 쟁점 부품에 대한 품목분류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가산세 부과는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산지 결정기준이 세번변경기준인 경우에는 수입물품에 사용된 원재료의 품목분류가 핵심적인 요소이므로 청구법인은 쟁점물품의 원재료인 쟁점 부품①에 대해 품목분류 사전심사 등 사전 확인을 하였어야 하나 이러한 과정없이 자의적으로 품목분류를 판단하여 쟁점물품에 대해 한·ASEAN FTA 협정세율을 적용한 것이고, 이와 관련하여 청구법인은 원재료 내역이나 제조공정도 등이 수출자의 영업비밀자료에 해당하여 입수가 불가능했다고 주장하지만 협정관세 적용신청 이전에 이러한 자료를 수출자에게 요청한 적이 없으며, 원산지 결정기준 충족 여부 등에 대해 수출자에게 문의하는 등 원산지 확인을 위한 주의도 기울이지 아니하였다.

 

또한 청구법인은 ○○○ 관세당국의 품목분류 회신 결과나 ○○○ 정부의 수출허가통지서상 품목번호가 HS 8542호였고,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이를 제8518호로 분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우므로 청구법인에게 가산세를 면제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와 같은 사실은 처분청의 원산지 서면조사 통지 이후에 발생한 것이므로, 한·ASEAN FTA에 따른 협정관세율의 적용 신청 당시 청구법인이 하였어야 할 상당한 정도의 주의를 기울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청구주장은 이유 없다.

 

 

(4) 과세전적부심사 진행 중에 이루어진 2~5차 과세처분은 적법하다.

 

청구법인은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관세부과제척기간이 3개월 이내에 만료된다는 이유로 과세처분하는 것은 납세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며, 이에 대한 근거로 국세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2016.12.27. 선고 201649228 판결, 2020.4.9. 선고 201857490 판결, 이하 관련 대법원 판결이라 한다)을 들고 있다.

 

그러나 과세전적부심과 관련된 규정의 관세법상의 입법 배경, 관련 규정에 대한 그동안의 관행과 그 관행에 대한 신뢰를 볼 때 청구주장은 이유 없다.

 

과세전적부심사 제도는 1998.7.1. 관세청 훈령(고지 전 과세적부심사 업무에 관한 시행세칙)에 최초 규정하여 운영하던 것을 1999.12.28. 관세법으로 상향 입법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당시 도입 배경과 조문을 살펴보면, 이 제도가 납부고지에 선행되는 행정구제제도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법률로 상향 입법하였지만, 이러한 선행적 행정구제제도가 헌법에 규정된 납세의무(대한민국 헌법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에 우선하는 취지가 아님은 법률 보충적 효력을 가진 관세불복청구 및 처리에 관한 고시(관세청고시 제2000-18)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세청장은 과세전적부심사제도가 법률로 상향 입법된 후 위 고시 제32조에서 과세전통지를 한 경우 청구기한이 만료되는 날까지 경정·고지를 유예하고, 청구기한 내에 과세전적부심사가 있는 경우에는 결정기관이 결정할 때까지 경정·고지를 유예하되, 관세부과의 제척기간을 경과하여 유예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고, 이를 2002.1.29. 관세청고시 제2002-2호 개정고시에서 제32조 제1항으로 변경하였다.

 

관세법118조에 규정된 과세전적부심사제도가 헌법에 규정된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납세의무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세법에 규정된 관세부과제척기간 내에 관세부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관세청고시를 통해 제도적 보완을 한 것이다.

 

따라서 관세법에 규정된 과세전적부심사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관세부과권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관세법118조에 21조에 따른 관세부과의 제척기간을 명문화한 것으로, 이는 제118조가 관세부과권 배제에 대한 규정이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제도에도 불구하고, 관세부과권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 더 방점을 둔 규정인 것이다.

 

만약 과세전적부심 규정이 관련 대법원 판결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어 관세부과권 훼손을 예상했더라면 30일 지연없이 과세전적부심 결정을 하였을 것이고, 관보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과세전적부심사가 진행되더라도 부과제척기간이 3개월 내에 도래하는 경우에는 관세를 부과한다는 관세청고시의 내용을 관세법에 상향 입법하는 법률 개정작업을 2000년에 이미 추진하였을 것이다.

 

또한 과세전적부심사제도가 관세법에 도입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과세전적부심 중에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한 경우에는 그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부과처분을 하는 방법으로 운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조세행정의 안정과 과세관행이 납세자의 권리구제에 비해 무조건 더 가볍다 할 수 없을 것이고, 관세법상 과세전적부심사 규정의 제정 취지와 조문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과세전적부심사 중에 이루어진 2~5차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 할 수 없다.

 

한편 대법원은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조세 부과의 제척기간이 임박한 경우에는 이를 생략할 수 있는 등 과세처분의 필수적 전제가 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납세자에게 신용실추, 자력상실 등의 사정이 발생하여 납기 전 징수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조세징수권의 조기 확보를 위하여 그 대상이나 심사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과세처분을 유보하지 않아도 되는 사유의 하나로 납기 전 징수의 사유가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과세전적부심사청구 당시에는 납기 전 징수의 사유가 발생하지 아니하여 과세전적부심사청구가 허용된 경우라도 그 후 납기 전 징수의 사유가 발생하였다면 세무서장 등은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 대한 결정 및 통지의 기한을 넘겨 그 결정이나 통지를 하지 않던 중 납기 전 징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판시(대법원 2012.10.11. 선고 201019713 판결)한 바 있으므로, 이 건과 관련하여 이 판결은 과세관청의 과세권 확보도 중요하므로 과세전적부심사 중에 부과제척기간이 임박할 경우 과세처분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국세기본법령에는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과세처분을 유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반면 관세법령에는 명문 규정이 없어 과세전적부심사제도에 관한 규정이 다르고, 관세법령과 관세청 고시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관련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2~5차 과세처분이 당연무효라는 청구주장은 이유 없다.

 

 

 

3. 심리 및 판단

. 쟁점

쟁점물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기타의 마이크로폰으로 보아 HSK 8518.10-9000호로 분류할지

② 쟁점물품에 대한 원산지 현지조사는 한·ASEAN FTA 원산지 검증절차에 위배된다는 청구주장의 당부

가산세 부과처분의 당부

과세전적부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는 청구주장의 당

 

 

. 관련 법령(게재 생략)

 

 

. 사실관계 및 판단

(1) 쟁점물품에 대한 과세처분 경과는 처분 개요와 같고, 각 과세처분 차수별 처분 내역은 별지1 : 게재 생략과 같다.

 

처분청은 2019.2.26. 2019.6.24. 과세전통지를 하였고, 청구법인은 이에 대하여 2019.3.26. 2019.7.18. 과세전적심사청구를 제기하였으며, 처분청은 2021.1.6. 이에 대한 결정을 하였다.

 

한편 처분청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 후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에 별지 : 게재 생략기재 2~ 5차 과세처분을 하였고, 2021.5.13. 가산세 부과처분에 있어 납부불성실가산세 산정과 관련된 오류를 직권으로 시정하여 과다납부한 가산세 ○○○원을 환급하였다.

 

 

(2) 한·ASEAN FTA에 따른 원산지 결정에 관한 일반적 기준에 따르면, ‘2 국가 이상에 걸쳐 생산된 물품의 경우 HS 4단위 이상의 세번변경이 발생하였거나 해당 물품의 생산과정에서 창출한 부가가치의 비율이 100분의 40 이상이 되는 경우에 원산지물품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쟁점물품의 주요 부품은 ○○○ AAA로부터 수입하는 쟁점 부품, 웨이퍼 상태의 쟁점 부품을 수출자가 수입하여 희생층을 제거하는 Wet Bench Release 공정을 거친 후 이를 칩상태(쟁점 부품)로 절단한 다음, PCB 기판 위에 쟁점 부품○○○ 등을 장착하고 이를 금속 케이스로 패키징하는 방식으로 쟁점물품을 제조한다.

 

 

(4) 쟁점 부품은 실리콘 기판 위에 ○○○, 전자집적(IC) 회로에 센서나 액추에이터와 같은 기능을 하는 부품을 반도체 공정기술인 포토마스크나 증착·식각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초소형의 2차원·3차원 형태로 만든 것] 기법으로 Diaphragm(진동판), Backplate(고정판), Sacrificial Layer(희생층)가 형성되어 있는 웨이퍼 형상의 물품으로, 외부의 물리적인 소리가 유입되면 진동판이 움직이면서 두 판 사이의 정전용량 값이 변화하고 이를 감지하여 전기신호로 출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5) 처분청은 국제 현지조사 당시 쟁점 부품을 단순 절단한 것이 쟁점 부품라는 수출자의 설명에 따라 2018.3.13. 관세평가분류원장에게 쟁점 부품의 품목분류를 질의하였고, 이에 대하여 관세평가분류원장은 2018.3.27. 쟁점 부품실리콘 재료의 기판 위에 두 매의 판으로 구성되고, 외부의 음성신호의 유입에 따른 두 판 사이의 간격의 변화가 정전용량의 값으로 변환되는 기타의 마이크로폰이므로 관세율표의 해석에 관한 통칙1호 및 제6호에 따라 HSK 8518.10-9090(2017년 이전 : HSK 8518.10-9000)에 분류된다고 회신하였다. 관세평가분류원장의 회신문서에 기재된 물품 설명은 아래 1(쟁점 부품에 대한 관세평가분류원장의 물품 설명) : 게재 생략과 같다.

 

 

(6) 쟁점 부품의 판매자인 ○○○ AAA가 제출한 ○○○ 정부의 수출허가통지서(2017.12.5.)에는 쟁점 부품의 품목번호가 HS 8542.39(기타 전자집적회로)로 기재되어 있고, 수출자는 ○○○ 관세당국에 쟁점 부품의 품목번호를 HS 8542.90(전자집적회로 부분품)로 하여 수입신고하였으며, 수출자의 ○○○법인은 쟁점 부품과 동일한 물품을 미국으로 수입하면서 2013.9.11. ○○○ 세관으로부터 HS 8541호에 분류된다는 회신을 받았고, ○○○ 관세당국은 2018.6.28. 수출자에게 쟁점 부품의 품목번호가 HS 8542. 39호에 해당된다고 회신하였다.

 

 

(7) 관세청장은 2020.11.13. 2020년 제4회 관세품목분류위원회(2020.11.5.)에서 쟁점 부품이 미완성 형태이기는 하나,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진동판과 고정판 사이의 정전용량의 차이가 발생하여 이를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마이크로폰의 본질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통칙 제2호 가목을 적용하여 완성품으로 분류됨이 타당하다고 하면서 그 품목번호를 HSK 8518.10-9090호로 결정하였고, 아래 2(쟁점 부품에 대한 관세품목분류위원회 결정내용) : 게재 생략과 같은 결정내용을 기획재정부장관 및 각 세관장에게 보고(통보)하였다.

 

 

(8) 처분청은 2017.9.18. 청구법인에게 국제간접조사 결과 및 현지검증 진행예정 통지문서를 통하여 한·ASEAN FTA 협정세율을 적용하여 수입한 ○○○ 마이크로폰에 대하여 실시한 원산지 국제간접조사가 완료되었으나, 제출서류만으로 원산지 결정기준 충족 여부 등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붙임1’의 조사결과와 같이 간접검증을 종료하고, 한·ASEAN FTA 15조 제1항에 따라 ○○○ 수출자에 대하여 ○○○ 현지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통지하였다.

 

위 공문에 첨부된 붙임1 간접조사 결과 통지서를 보면, ‘조사결과부분의 조사결과(내용)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 미흡, 추가 조사(국제현지조사) 예정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조치사항으로 ;수출·입자 및 ○○○ 관세당국, 관련사실 통지라고 기재되어 있다.

 

 

(9) 이상의 사실관계 및 관련 법령 등을 종합하여 살펴본다.

 

() 먼저 쟁점에 대하여 살피건대, 통칙 제2호 가목에 각 호에 열거된 물품에는 불완전한 물품이나 미완성된 물품이 제시된 상태에서 완전한 물품이나 완성된 물품의 본질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면 그 불완전한 물품이나 미완성된 물품이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쟁점 부품이 완성품의 본질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가 쟁점이라 할 것인바,

 

청구법인은 쟁점 부품은 고정판만 식각되어 있을 뿐 진동판과 희생층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마이크로폰의 기본 구성을 갖추지 못한 물품이므로 HS 8518호에 분류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쟁점 부품○○○ 위에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정전용량의 차이를 감지하여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진동판과 고정판이○○○ 기법으로 구현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진동판과 희생층이 분리되지 아니한 미완성의 상태이기는 하나 희생층을 제거하는 경우 외부 음성신호가 유입되면 진동판과 고정판 사이에 전기적 신호인 정전용량의 차이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마이크로폰의 본질적인 특성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쟁점 부품은 통칙 제2호 가목을 적용하여 완성품인 마이크로폰(HS 8518)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 다음으로 쟁점에 대하여 살피건대, 청구법인은 처분청이 부가가치 계산 근거 서류의 미흡을 이유로 수출자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다고 청구법인에게 통보하였음에도 이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세번변경기준의 충족 여부까지 검증하는 것은 한·ASEAN FTA 원산지 검증 절차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처분청이 청구법인에게 통지한 국제간접조사 결과 및 현지검증 진행예정 통지문서를 보면, “원산지 국제간접조사가 완료되었으나 원산지 결정기준 충족 여부 등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간접검증을 종료하고 ○○○ 수출자에 대하여 현지조사를 할 예정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이를 처분청이 현지조사 범위를 부가가치기준 충족 여부만으로 한정하여 통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당초 쟁점물품의 원산지증명서에 기재된 원산지 결정기준은 부가가치기준이 아닌 세번변경기준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청구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 다음으로 쟁점에 대하여 살피건대, 청구법인은 ○○○가 발행한 원산지증명서를 신뢰할 수밖에 없었고 수출자가 공개하지 아니하는 영업상 비밀자료까지 청구법인이 입수하여 쟁점 부품①에 대한 품목분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가산세 부과는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원산지 결정기준이 세번변경기준인 경우에는 수입물품에 사용된 원재료의 품목분류가 핵심적인 요소이므로 쟁점물품의 주된 원재료인 쟁점 부품에 대한 품목분류를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청구법인이 수출자에게 쟁점물품의 원재료 내역이나 제조공정도 등의 제공을 요청하거나 쟁점물품의 원재료에 대한 품목분류 사전심사를 신청하는 등 달리 품목분류를 확인하기 위한 청구법인의 노력이 확인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 마지막으로 쟁점에 대하여 살피건대, 처분청은 과세전적부심사제도는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임박한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는 등 과세처분의 필수적 전제가 되는 것이 아니며, 관세불복처리 고시39조에 따라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도래한 경우에는 비록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할 수 있으므로 쟁점 처분은 적법하다는 의견이나,

 

대법원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과세처분을 할 수 있거나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나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는 과세처분을 그보다 앞서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제도 자체를 형해화시킬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과 과세처분 사이의 관계 및 그 불복절차를 불분명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과세처분은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그 절차상 하자가 중대하고도명백하여무효라고판시(대법원 2016.12.27. 선고 201649228 판결, 대법원 2020.4.9. 선고 201857490 판결 등 다수 참조)하고 있으므로, 결국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관세법118조 제1항 단서 규정에 따라 통지일로부터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3개월 이내에 만료되는 경우 등에는 과세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고, 그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 자체를 거치지 아니하고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쟁점처분에 있어 가장 빠른 수입신고일은 2015.4.2.이고 처분청의 과세전 통지일2019.8.6.이어서 역수상 쟁점물품의 관세부과 제척기간은 그 통지일로부터 빨라도 7개월 26일이 지난 후에야 만료되므로, 처분청이 2019.8.6. 관세법118조 제1항 본문 규정에 따라 청구법인에게 과세전통지를 하였고 청구법인이 이에 불복하여 2019.9.6.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제기한 이상, 그 청구를 받은 세관장이나 관세청장은 관세법118조 제3항에 따라 관세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하는 점,

 

국세기본법 시행령63조의15 4항은 납세자가 과세 예고 통지에 불복하여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제기한 경우 그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이나 경정결정을 유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없는 경우 등의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관세법령에는 그와 같은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 등을 하위의 행정규칙에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아니하는 점,

 

국세기본법 시행령63조의15 4항 단서 규정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없는 경우(법 제81조의15 3항 각 호의 어느 하나)이거나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고 조기에 결정하거나 경정결정해 줄 것을 신청한 경우(법 제81조의15 8)로만 되어 있어 관세뿐만 아니라 내국세의 경우에도 통지를 하려는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부과제척기간이 만료되는 경우는 과세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거나 또는 과세 예고 통지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는 것일 뿐, 과세전적부심사가 청구된 경우 그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관세부과 제척기간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과세전적부심사에 대한 결정이 있기도 전에 과세한 쟁점 처분은 잘못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조심 20211204(병합), 2021.11.16. 합동회의 결정 참조].

 

 

 

4. 결론

이 건 심판청구는 심리결과 청구주장이 이유 없으므로 관세법131, 국세기본법81조와 제65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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